커피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커피를 맛있게 추출해야 한다.
원두 구매 시 어떤 식으로 추출해서 드세요 하는 사장님도 있지만 그런 말을 전혀 안 해주는 사장님도 있다.
그렇기에 집에서 커피를 추출해서 먹게되면 추출 레시피부터 문제가 될 수 있다.
과연 추출레시피는 어떤 식으로 잡아야 할까?
내가 처음 커피를 배웠을때는 이유도 묻지 말고 따지지 말고 사용한 원두에 2배만큼 추출하면 된다고 배웠다.
사실 이게 틀렸다고 하기는 애매하다.
아무 정보도 없는 원두를 어떤식으로 추출해야 할까?라고 할 때 기준이 될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에 정보가 있다면 그것에 맞춰 기준을 세우면 되지만 아무런 정보도 없다고 하면 일단 사용한 원두에 2배를 추출해본 뒤 맛을 보고 조절하는 게 좋을 수도 있다.
물론 이 추출레시피를 잡는 것은 추출 수율을 확인할 수 없다는 가정을 한 상태일 때다.
하지만 원두를 구매하였을 때 우리는 그 원두에 대한 정보를 얻었을 것이다.
그럼 정보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추출 레시피를 짜는 법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산미의 정도는 어느 정도 인가?
원두를 구매하고 난 뒤 냄새만 맡아봐도 이 커피가 산미가 높은지 낮은 지는 알 수 있다.
산미가 향으로 충분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산미가 있는 커피의 경우 길게 추출하는 것은 좋지 않다.
산미가 특징인 커피에 경우 추출 시간이 길어지면 산미가 약해지기에 그 원두의 본연의 맛이 약해진다.
에스프레소 추출 시 후반부에 나오는 밝은 컬러는 앞부분에 나왔던 것에 비해 커피의 고형물이나 수용성 성분이 훨씬 적다.
그렇기 때문에 에스프레소 후반부에 나오는 밝은 컬러가 많이 섞이게 되면 산미도 낮아지고 연하게 느껴지며 잔 미나 날 수 있다.
산미가 높은 커피의 경우는 산미를 얼마나 잘 살리고 단맛을 얼마나 추출하냐에 따라 맛의 차이가 많이 나기에 추출 시 추출 시간을 짧게 잡아주는 편이 좋다.
하지만 너무 짧은 시간으로 추출하게 되는 경우 단맛이 부족할 수 있어 잘못하면 산미만 높게 느껴지는 에스프레소가 추출될 수도 있다.
또한 산미가 높은 커피는 로스팅 포인트(배전도)가 낮다.
에스프레소 추출 시 원두의 색이 밝을수록 굵게 분쇄하고 담는 양을 늘려야 한다.
산미가 있는 커피는 에스프레소로 추출 시 바디감이 떨어지기에 담는 양을 늘려서 바디감을 보충해줘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2. 원두의 컵 노트
원두의 컵 노트는 로스터리가 내고자 했던 맛과 커핑 후 맛을 적어놓은 것이다.
처음 추출 후 컵 노트와 많이 차이가 나게 된다면 이 원두가 내고자 했던 향과 맛이 제대로 표현이 안된 것이다.
물론 입맛의 차이가 있어 그 맛이 아닌데 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의 원두의 경우 적혀있는 컵 노트의 맛에 한 가지 정도는 내 입에서도 느껴질 법하다.
처음 추출 후 한 가지 맛만 도드라지게 난다거나 연하게 느껴진다면 잘못된 추출일 수도 있다.
3. 내가 원하던 맛
사실 원두를 구매한 이유는 내가 원하는 커피맛이 있기에 구매한 것이다.
그렇기에 원두 구매 전 어떤 원두를 살지 조사해보고 구매를 진행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내 입맛에 맞는 세팅이 제일 중요한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도드라지는 산미가, 누군가는 쓰고 거친 맛, 누군가는 고소하며 은은한 맛을 원했을 것이다.
원두 또한 그것에 맞춰 구매를 진행해 세팅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먹을 커피인데 내 입맛에 안 맞으면 말짱 꽝이다.
판매하는 것이 아닌 내가 개인적으로 먹을 커피라면 내가 원하는 맛이 나오는 게 제일 중요하다.
대회에 나가더라도 마찬가지다.
내가 이 원두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 맛이 있기에 그 맛에 맞는 세팅이 필요하고 레시피가 필요한 것이다.
나 또한 사내대회를 나갔을 때 내가 원하는 맛을 위해 원두를 선택했고 그에 맞는 추출 레시피를 짰다.
대회를 나가도 판매를 하는 커피라도 결국 내가 생각했던 맛을 위해 맞는 원두와 맞는 추출레시피를 짜는 것이 맞다.
원두의 상태와 머신의 상태에 따라 추출 레시피가 조금씩 달라지기에 정확하게 이런 식으로 추출하면 됩니다 라는 말은 못 하지만 조금이나마 추출 시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정리해봤는데 적고 나니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커피관련 잡다한 얘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스쿠찌 에스프레소 바 오픈 (28) | 2021.10.05 |
---|---|
커피값 인상 (22) | 2021.10.02 |
커피의 맛과 향 (26) | 2021.09.29 |
커피공부 시작하는 법 (54) | 2021.09.27 |
커피 찌꺼기 재활용 (50) | 2021.09.26 |
댓글